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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유대인 300만명을 학살했습니다. 지금 필리핀에는 마약 중독자 300만명이 있습니다. 나는 기꺼이 그들을 도살하겠습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한다면 하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두테르테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수많은 사람이 '러브-러브'의 부모처럼 죽어 나갔다.
최근 출간된 '어떤 사람들은 죽어야 합니다'(바다출판사)는 필리핀 저널리스트 파트리시아 에방헬리스터가 쓴 르포다. 두테르테가 대통령으로 재임한 6년간 있었던 마약과의 전쟁 기록을 담았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 정권이 저지른 살육을 기록했다"고 썼다. 그 가운데는 '러브-러브'의 부모, 두테르테 지지자들의 오인 사격으로 죽은 다섯 살 아이 등 많은 이들이 있었다. 실제 마약상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경범죄자, 부랑아, 마약상의 가족까지 '처단'됐다. 경찰의 서투른 일 처리로 저스틴 대신 '자스틴'이 살해되기도 했다. 복면을 쓴 자경단은 사람들을 죽이며 "우리가 두테르테다", "마약 중독자"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마약과의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시민이 죽었는지는 정확한 통계가 산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수많은 시민이 죽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책은 폭력적인 선동이 비사법적인 방식의 '살인'으로 추동되는 메커니즘을 추적한다. 두테르테의 말을 신봉한 한 자경단원은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죽어야 합니다."(Some people need killing)
저자는 "이 표현은 책임 추궁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의적인 이 기준이 포괄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어떤 사람들은 중독자이고, 마약상이고, 범죄자다. 이들에게 죽음을 집행하는 것은 공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누가 살 자격이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수천 명은 필리핀 국민의 용인 아래 살해당했다. 나는 이를 용인하기를 거부한다. 그러므로 이 책을 쓴다."
김정아 옮김. 5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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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